WIPO

 

세계지적재산권기구 중재조정 센터

 

행정패널 결정문

Volkswagen AG 대 김동진

사건번호: D2003-0582

Also in PDF: D2003-0582

 

1. 당사자

신청인 : Volkswagen AG, Wolfsburg, Germany, 대리인 HK2 Rechtsanwälte, Germany.

피신청인 : 김동진(Kim Dong-Jin), 대한민국 인천광역시 부평구 부개3동.

 

2. 도메인이름 및 등록기관

분쟁의 대상이 된 도메인이름은 2000년 12월 31일에 등록된 <vwbank.com> 과 2002년 2월 8일에 등록된 <vwag.com>으로서 Netpia.com, Inc.에 등록되어 있다.

 

3. 행정절차개요

신청인이 제출한 분쟁해결신청서는 2003년7월24일에 세계지적재산권기구 중재조정센터(이하 “센터”라고 약칭함)에 접수되었다. 센터는 2003년 7월 25일, Netpia.com, Inc.에 분쟁대상인 도메인이름의 등록기관확인(registrar verification)을 전자우편으로 요청하였다. 2003년 7월 28일에 Netpia.com, Inc.은 피신청인이 등록인으로 기재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도메인이름의 행정(administrative), 수수료(billing), 기술(technical contact) 담당자에 관한 세부 접촉 정보를 포함한 답변을 전자우편을 통해 센터에 제공하였다. 센터가 행정적인 하자를 통지함에 따라 신청인은 2003년 8월 1일에 수정본(amendment)을 제출하였다. 센터는 분쟁해결신청서가 통일도메인이름 분쟁해결규정(Uniform Domain Name Dispute Resolution Policy, 이하 “규정”), 통일도메인이름분쟁해결규정에관한규칙(Rules for Uniform Domain Name Dispute Resolution Policy, 이하 “규칙”), 통일도메인이름분쟁해결규정에관한WIPO의보충규칙(WIPO Supplemental Rules for Uniform Domain Name Dispute Resolution Policy, 이하 “보충규칙”)에서 요구하는 형식요건을 충족시켰음을 확인하였다.

규칙 제2(a)조와 제4(a)조에 따라 센터는 피신청인에게 신청서가 접수되었음과 절차가 2003년 8월 6일에 개시됨을 통지하였다. 규칙 제5(a)조에 따라 답변서 제출기한은 2003년 9월 4일이었으며, 답변은 2003년 9월 4일에 제출되었다.

센터는 2003년 9월 26일, 정상조 교수를 단독패널위원으로 위촉하였으며 패널위원은 규칙 제7조에 따라 센터가 요청하는 패널위원직의 승낙 및 공평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한 선언서(Statement of Acceptance and Request for Declaration of Impartiality and Independence)를 제출하였다.

사용언어와 관련하여 2003년 8월 1일에 제출한 청원서(petition)에서 신청인은 영어를 절차 사용언어로 할 것을 요청하였으며, 센터는 2003년 8월 5일의 답변을 통해 영어로 신청된 본 사건을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나 규칙 제11(a)조와 (b)에 따라 절차와 자료에 사용되는 언어를 결정하는 권한이 패널위원에게 있음을 확인하였다. 절차상 언어가 규칙에 따라서 한국어이고 피신청인이 한국어와 다른 언어 즉 영어를 절차상 언어로 사용하는데 명백히 반대하고 있음을 고려해서, 패널위원은 한국어가 절차상 언어라는 점을 확인하되 신청인의 편의를 고려해서 신청인이 영어로 제출한 서류는 번역본의 첨부없이 수리하기로 했다.

패널위원은 신청서와 답변서를 검토한 결과, 신청인이 이전을 신청한 도메인 이름 가운데 <vwbank.com>은 신청인의 자회사 ‘Volkswagen Bank’의 권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신청인의 신청내용에 관한 ‘Volkswagen Bank’의 동의나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의 이전을 확인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신청인에게 질의하는 내용의 절차상명령 제1호 (Administrative Panel Procedural Order No. 1)를 발하였고, 그에 따라서 신청인은 그 자회사 ‘Volkswagen Bank’로부터 분쟁도메인이름 <vwbank.com>의 신청인에의 이전에 동의한다는 확인서를 받아서 2003년 12월 8일에 제출하였다.

피신청인은 2003년 12월 3일에 신청인을 상대로 해서 분쟁도메인이름에 관한 소송을 한국에서 제기했다고 주장했고, 분쟁도메인이름에 관한 소송이 제기되었다면 본건 행정절차의 중지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패널위원은 피신청인으로 하여금 소송을 제기했다고 하는 사실을 증명할 문서를 그 제기일자와 함께 제출해줄 것을 요청하는 절차상명령 제2호 (Administrative Panel Procedural Order No. 2)를 발하였고, 그에 따라서 피신청인은 2004년 1월 10일에 소송제기에 관한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답변을 제출하였다.

 

4. 사실관계

신청의 원인이 되는 상표는 “VW”로 신청인은 대한민국에 세로로 나열된 VW가 원안에 들어있는 서비스표를 보유하고 있다. 분쟁도메인이름 <vwbank.com>과 <vwag.com>은 피신청인이 보유하고 있다.

 

5. 당사자들의 주장

A. 신청인의 주장

신청인은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로서 전세계에 걸쳐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신청인 회사의 이름은 Volkswagen AG이지만 일반적으로 VW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약칭은 회사 설립 초기부터 사용되어 왔다. 전설적인 자동차 beetle과 VW Golf는 신청인의 대표적 생산품으로서 특히 Golf는 세계에서 가장 빈번하게 판매된 자동차 중의 하나이다. 신청인의 시장점유율은 독일에서 30%, 아시아 지역에서도 6.4%를 차지한다. 신청인은 상표 “VW ”를 등록하였으며 자신이 생산하는 자동차의 앞면에 이 VW-sign을 부착하고 있다.

분쟁도메인이름과 신청인의 상표, 서비스표의 동일·유사성

(규정 제4(a)(i)조, 규칙 제3(b)(ix)(1)조)

신청인의 상표 “VW”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상표이다. 이는 신청인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동차 제조 회사로서 1974년 이래 2천150만대 이상의 차를 생산했으며 2002년 동안에만 2백만대 이상을 판매한 사실이 증명한다.

도메인이름 <vwbank.com>의 앞부분인 vw는 신청인의 상표와 동일하며 뒷부분은 보통명사이다. 이처럼 유명한 상표에 단순히 보통명사를 결합한 이 도메인이름은 상표와 혼동을 일으킬 정도로 유사하다. 도메인이름 <vwag.com>도 AG가 “Aktiengesellscahft”의 공식적인 축약형으로서 단순한 보통명사이므로 역시 유사성이 인정된다.

또한 신청인이 은행과 재정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은 이러한 오인, 혼동의 가능성과 유사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신청인의 자회사인 VolkswagenBank Gmbh는 <www.vwbank.de>, <www.vw-bank.de>, <www.vw-bank.com>, <www.volkswagenbank.de>, <www.volkswagenbank.com>이라는 도메인이름으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분쟁도메인이름에 관한 피신청인의 권리 또는 정당한 이익

(규정 제4(a)(ii)조, 규칙 제3(b)(ix)(2)조)

신청인은 분쟁도메인이름에 관하여 피신청인이 권리 또는 정당한 이익을 가지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대부분의 경우 필요한 정보가 피신청인의 통제하에 있으므로 신청인의 입증책임은 보다 가벼워야 한다고 주장한다.[1]

(1) 규칙 제4(c)(i)조-(iii)에서 정하고 있는 특권들은 피신청인의 경우에 적용되지 않으므로 피신청인은 어떠한 권리도 지니지 못한다.

(a) 제4(c)(iii)조: 피신청인은 “Virtual World Bank”를 위해 도메인이름 <vwbank.com>을 등록하였으므로 적법한 비영리적 fair use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상표 VW의 저명성을 고려할 때 <vwag.com>도 비영리적 fair use를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없으며 피신청인은 이미 1년이상 이 도메인이름을 비영리적으로 이용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b) 제4(c)(ii)조: 피신청인은 vwbank 혹은 <vwbank.com>, VW AG, <vwag.com>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c) 제4(c)(i)조: 피신청인은 신청인으로부터 상표 VW를 도메인이름에 이용할 수 있는 어떠한 동의나 허락도 받지 못했다.

(2) 피신청인은 분쟁도메인이름에 대하여 정당한 이익을 가지지 않다. 특히 그는 선의적인 상품제공을 위해서 이 도메인이름을 이용하거나 그 이용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 그 근거로서 신청인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a) 신청인의 상표는 저명한 상표이므로 피신청인은 도메인이름을 취득할 당시 상표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특히 <vwag.com>을 등록할 때에는 이미 몇 차례 <vwbank.com>과 관련하여 사용중지를 요청하는 신청인의 편지를 받았기 때문에, 신청인의 상표에 대해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이처럼 타인의 상표를 침해하면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였으므로 피신청인은 선의(bona fide)가 아니다.

(b) 신청인의 상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문제의 도메인이름들을 상업적으로 적법하게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는 피신청인이 정당한 이익을 가질 수 없음을 뒷받침한다.

(c) 피신청인은 도메인이름의 권리를 주장한 후 거의 1년 동안, 총 기간으로는 2년간 <vwbank.com>상에 웹사이트를 개설하지 않았고 <vwag.com>상에는 1년이상 웹사이트를 개설하지 않고 있으므로 도메인이름을 사용하거나 선의적 영업을 위해서 명확히 그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d) 도메인이름 Virtual World Bank를 위해<vwbank.com>를 등록했다는 피신청인의 주장은 근거 없다. <google.com>에서 Virtual World Bank를 검색한 결과 어떠한 결과도 얻지 못했으며, 피신청인은 Virtual World Bank를 좀 더 명확히 반영하는 다른 도메인이름들(예컨대 <virtualworldbank.net>, <virtualworldbank.org>, <virtualworldbank.biz>, <virtual-world-bank.com>, <virtual-world-bank.net>, <virtual-world-bank.org>, <virtual-world-bank.biz>)은 전혀 등록하지 않고 있다. 반면에 Virtual World Bank의 축약명칭도 아닌 <vwag.com>을 등록하였다. 또한 피신청인은 은행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국내적, 국제적 허가를 받지 않았다. 또한 피신청인은 <skeleton.com>이라는 도메인이름과 관련된 다른 사건에서 “skeletons”와 관련된 웹사이트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주장한 바 있으나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은 현재에 다시 은행영업을 계획 중이라고 하고 있다.

(e) 피신청인이 다수의 도메인이름들을 등록하고 있다는 사실은 피신청인이 정당한 이익을 가질 수 있는 여지를 부정한다.

도메인이름의 악의적(bad faith) 등록, 사용

(규정 제4(a)(iii)조, 규칙 제3(b)(ix)(3)조)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도메인이름을 악의(bad faith)로 등록,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악의적 등록: 상표 VW의 저명성을 고려할 때 피신청인은 도메인이름 등록시 이 상표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또한 <vwbank.com>사용 중지를 요청하는 첫번째 편지를 2001년 1월에 보냈으므로 <vwag.com>등록시에는 확실히 신청인의 상표에 대해 알고 있었다. 이는 타인의 상표를 침해하려는 피신청인의 등록의도를 보여준다.

(2) IPProtecter에 따르면 피신청인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tvwiz.com>의 판매제의를 받아들였으며 이는 피신청인이 도메인이름을 영업적으로 판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피신청인은 과거에도 상표를 침해하는 도메인이름 <skeleton.com>을 등록하고, 분쟁에서 승리한 후 이를 신청인(Mattel)에게 이전한 적이 있다.

(3) <vwbank.com>보다 좀 더 명확하게 Virtual World Bank를 나타내는 다른 도메인이름들을 등록하지 않은 사실도 악의적 이용과 등록을 뒷받침한다.

(4) 도메인이름의 악의적 사용은 적극적 행위 뿐 아니라 등록 후 상당기간 내에 사용하지 않는 부작위도 포함하는 개념이다.[2] 피신청인은 <vwbank.com>을 2년 이상, <vwag.com>을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았으며 이는 악의적 사용의 근거가 된다.

(5) 만일 피신청인의 주장대로 <vwbank.com>이 실제로 Virtual World Bank를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역시 명백한 상표 VW침해가 된다. 신청인이 이 상표를 가지고 은행, 보험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이 경우, 피신청인은 <vwbank.com>을 이용함으로써 신청인의 상표(VW)와 혼동을 유발하여 인터넷 사용자들을 의도적으로 자신의 웹사이트로 유인하고 상업적 이익을 얻으려 하고 있다.

피신청인이 상표 VW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이용하려는 의도 외에 VW이라는 명칭을 자신의 도메인이름들에 사용한 다른 이유를 발견할 수 없으며, 이는 피신청인이 본 도메인이름을 신청인에게 판매하거나 상표VW의 가치를 이용하려는 악의에서 등록, 사용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

(6) 신청인의 상표 전체를 포함하는 도메인이름은 이에 대한 정당한 사용을 어렵게 하며, 상표사용에 대한 정당한 사용이익이 없다는 사실은 나아가서 악의적 사용에 대한 증거가 된다.[3]

(7) 피신청인은 <vwag.com>과 관련하여IPProtector의 중지요청 편지에 응답하지 않았고, 적어도 한번은 잘못된 이메일 주소를 제공하였고 이용가능한 팩스 번호도 제공하지 않았다.

B. 피신청인의 주장

본 분쟁 제기 이전에 신청인은 2001년 10월5일부터 11월 초까지 도메인 <vwbank.com>에 대하여 2002년 5월과 6월에는 <vwbank.com>, <vwag.com>에 대하여 피신청인 모르게 등록기관이전을 신청하면서 등록인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 등 모든 정보를 신청인의 것으로 변경하려고 시도하였다

분쟁도메인이름과 신청인의 상표, 서비스의 동일·유사성

(규정 제4(a)(i)조, 규칙 제3(b)(ix)(1)조)

피신청인은 신청인이 알파벳VW에 대한 독점적 권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로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단순히 연속된 영어 알파벳 2글자를 상표로 인정하고 있지 않고, 독일 내에서 등록된 문자상표 VW 는 제한된 지정상품에 한해서만 독일 내에서 등록되어 있을 뿐이며 자료가 독일어로 되어 있어 이를 신뢰할 수 없음을 들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 내에서는 문자 VW에 대한 상표가 등록되어 있지 않고 오직 세로로 나열된 V와W, 원으로 구성된 원형의 로고가 서비스표로 등록되어있다. 이 서비스표와 피신청인의 도메인이름인 <vwag.com> 과 <vwbank.com> 은 혼동을 일으킬 정도로 유사하지 않다. 또한 신청인이 독일에서 가지고 있다는 VW에 대해 상표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 .com을 제외하고도 <vwbank.com>과는 33%에 한해서, <vwag.com>과는 50%에 한해서 유사하므로 혼동을 일으킬 정도로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신청인은 등록시 AG가 독일어로 회사를 의미하는지 몰랐다. 이는 한국내에서 영어인 INC나 CO는 알려져 있어도 독일어인 AG가 회사를 의미한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분쟁도메인이름에 관한 피신청인의 권리 또는 정당한 이익

(규정 제4(a)(i)조, 규칙 제3(b)(ix)(2)조)

피신청인은 1999년 초부터 “Virtual Reality Architecture”를 줄인 VRARCH를 Yahoo.com ID로 사용해 오면서 가상현실(Virtual Reality)기술을 이용한 가상세계구축(Virtual World Architecture)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이에 따라 장기적인 계획으로 전문적인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는 정보은행으로서 “Virtual World Bank”를 의미하는 <vwbank.com>을 등록하였고 또한 초보자를 위한 가상세계구축안내(Virtual World Architecture Guide)사이트를 위해 <vwag.com>을 등록하였다. 등록당시 <vrbank.com> <virtualworldbank.com>은 다른 회사에 이미 등록되어 있었다.

피신청인은 본 분쟁이전에 신청인의 상표가 실제로 등록되어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신청인의 주장과 달리 피신청인은 IPProtector로부터 2002년 7월 24일자 메일만을 받았으며 본 메일에서도 IPProtector는 신청인이 상표를 가지고 있다고만 했지 어떠한 상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인지 언급이 없었다. 비록 피신청인은 2003년 5월 20일자 신청인으로부터의 메일에서 신청인이 VW라는 상표를 가지고 있다는 통보를 최초로 받았으나 기존에 VW라는 상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고 온라인 상표검색사이트인 NameProtect.com에서도 본 상표를 찾을 수 없었다.

신청인의 주장과 달리 <vwbank.com>을 등록한 이후 사이트를 구축할 예정임을 알리는 안내페이지를 제공하고 있었으므로 도메인 이름을 사용하기 위한 준비행위가 있었다. 그러나 신청인이 반복적으로 등록기관이전을 통해 도메인 소유자 및 등록정보 변경 등을 시도함에 따라 피신청인은 도메인이 해킹되어 도난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시달렸으며, 만약 사이트 운영 중에 도메인이 도난당하면 그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 예상하여 사이트 운영 계획을 보류하였다. 또한 비록 IPProtector의2002년 7월 24일자 메일을 신뢰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사용을 중지하라는 요청을 받아들여 이에 대한 사용을 중지하고 계획을 보류하였는데, 이러한 사실을 피신청인이 도메인에 대한 권리가 없는 증거라고 주장함은 정당하지 못하다.

분쟁도메인이름의 악의적(bad faith) 등록, 사용

(규정 제4(a)(iii)조, 규칙 제3(b)(ix)(3)조)

(1) 피신청인은 2003년 5월 20일자 신청인이 발송한 메일을 받을 때까지 상표VW에 대해 몰랐으며 본 분쟁에 대해 알고 난 후 NameProtect.com을 통해 VW을 검색하였으나 알파벳 2글자는 검색조차 되지 못하고 3글자 이상을 입력하라는 답변을 얻었다. 또한 유사한 상표도 검색하였으나 유사한 상표도 검색되지 않았다. 피신청인은 상표VW에 대해 모르고 분쟁이 된 도메인이름을 등록하였으므로 선의이다.

본 분쟁이전에 피신청인은 Volkswagen을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으며 폭스바겐이라는 한국어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으나 그 스펠링은 알지 못했다. 대부분의 한국인이 이 스펠링에 익숙치 못하며 더욱이 VW이 그 약자라는 사실은 더욱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또한 AG가 독일어로 회사를 의미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조사결과 Volkswagen사의 한국지사는 없으며 이는 그 차량이 한국내에서 많이 판매되지 않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신청인의 상표는 한국내에서 유명상표가 아니다.

(2) 피신청인의 vwbank은 금융업을 위한 도메인이 아니다.

(3) 피신청인은 <vwag.com>등록이전에 신청인 또는 IPProtector로부터 메일이나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또한 IPProtector로부터 <tvwiz.com>에 대한 메일을 받은 적도 없으며 이를 판매하려 한 적도 없다.

Mattel Inc.가 신청했던 사건에서는 피신청인이 선의로 <skeleton.com>등록한 것이 인정되어 신청이 기각되었고 다만 이후 Mattel이 피신청인의 손해를 보상할만한 조건을 제시하였고 더 이상 분쟁으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이를 받아들였을 뿐이다.

(4) 신청인은 짧은 도메인을 원하고 <virtualworldbank.com>이 이미 다른 회사에 의해 등록되어 있어서 <vwbank.com>을 등록하였다. 또한 피신청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이트들이 .com을 선호하므로 따라서 피신청인은 신청인이 제시한 다른 도메인이름들을 등록할 이유가 없다.

(5) 250DRY를 보유한다는 사실이 다수의 도메인이름을 악의적 목적으로 보유하려는 의도를 나타내지 못한다.

신청인의 악의적 절차남용

(규칙 제15(e)조)

본 분쟁신청 이전부터 이미 신청인은 2001년 10월부터 11월초, 2002년 5,6월에 걸쳐 피신청인의 도메인이름 <vwbank.com>, <vwag.com>을 등록기관이전을 통해 무단으로 절취하려고 반복적으로 시도하였다.

또한 신청인은 다음의 사실들에 대해서 허위로 주장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 피신청인이 <tvwiz.com>의 판매를 제의하였다고 주장하나 실제로 피신청인은 제의를 받고 이를 거절하였다.

- 피신청인은 2003년 5월 20일전에 누구로부터도 VW에 대한 권리를 주장 받은 바 없다.

 

6. 검토 및 판단

절차상 언어

절차규칙 제11조에 따라서 행정절차상의 언어는 한국어라고 판단된다. 절차규칙 제11조에 의하면, 피신청인과 도메인이름등록기관과의 사이에 체결된 등록약관(registration agreement)에 이용된 언어가 행정절차상의 언어로 된다. 그러나, 등록약관 자체가 행정절차상의 언어에 관해서 달리 규정하고 있거나, 분쟁당사자들이 등록약관의 언어와 상이한 언어를 행정절차에서 이용하기로 합의하거나, 또는 행정패널이 행정절차상의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등록약관의 언어와 상이한 언어를 행정절차상의 언어로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등록약관의 언어와 상이한 언어가 행정절차상의 언어로 될 수 있다. 본건에서 분쟁도메인이름의 등록기관이 채택해서 그 도메인이름 등록인들과의 사이에 체결하는 등록약관은 한국어로 되어 있으므로 본 행정절차상의 언어는 한국어라고 판단된다. 피신청인은 센터와의 통신 및 답변서를 통해서 한국어 사용을 선호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다른 한편, 신청인은 행정절차상의 언어를 영어로 채택해줄 것을 신청한 바 있고, 신청서도 영어로 제출했다. 행정절차상의 언어가 한국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엄격히 말하자면 신청인은 신청서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제출해야 하겠지만, 피신청인이 이미 영어로 된 신청서를 독해하고 답변서를 상세하고 충실하게 작성해서 제출한 바 있고, 행정패널도 영문으로 된 신청서와 증거를 독해함에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에, 번역문 제출이 없는 상태에서 WIPO로부터 행정패널로 사건서류가 이송된 현재로서 신청인에게 번역문 제출을 요구할 필요성은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행정패널에 영문 신청서와 한글 답변서가 이송되어 온 현 단계에서 행정절차상의 언어가 문제되는 것은 결정문을 한국어와 영어 가운데 어느 언어로 작성해야 하는 것인가의 문제로 좁혀진다. 본 행정패널이 결정문에서 제시한 결정의 내용은 피신청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어서, 피신청인이 행절패널의 결정에 불복하여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결정문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성이 절실하고, 따라서, 행정패널의 결정문은 한국어로 작성하는 것이 형평에도 합치된다고 판단된다. 예컨대, 본 행정패널은 신속한 해결을 목표로 삼고 있는 통일도메인이름 분쟁해결규정에 따른 분쟁해결을 담당하고 있어서,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와 피신청인의 답변서만을 토대로 해서 살펴보면 신청인의 문자상표 ‘vw’이 저명한 상표라고 판단된다는 것일 뿐이고, 본 행정패널이 피신청인으로 하여금 그러한 저명성을 부인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를 부여해줄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청인의 문자상표 ‘vw’의 저명성을 판단하기 위한 적법절차와 그에 관한 충분한 증거를 토대로 해서 이루어지는 사법적 판단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고, 따라서 피신청인으로서는 본 행정패널의 결정에 대해서 불복의 소송을 법원에 제기할 수도 있는 바, 이러한 경우에 피신청인이 적절한 불복의 기회를 가지기 위해서는 결정문의 내용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절실하기 때문에, 본 결정문은 규정에 따른 절차상언어 즉 한국어로 작성된 것이다.

분쟁도메인이름과 상표와의 동일·유사성

신청인은 대한민국에서 도형으로 된 서비스표만을 등록했고, 동 도형 서비스표와 분쟁도메인이름이 혼동을 초래할 정도로 유사한지에 대해서는 용이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신청인이 주장하는 상표 또는 서비스표는 등록된 상표나 서비스표에 제한될 필요는 없고, 등록여부와 관계없이 문자상표 vw가 저명성을 획득해서 상표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4] 대한민국의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2조도 상표의 등록여부에 관계없이 주지 또는 저명한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표지를 사용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분쟁도메인이름과의 동일·유사성을 비교할 대상은 신청인의 대한민국에서의 등록서비스표 도형에 한정되지 않고 국내외에서 저명성을 획득한 신청인보유의 문자상표 vw도 포함해서 비교대상으로 삼고 판단해야 한다.

신청인이 보유한 도형상표 및 문자상표와 분쟁도메인이름을 비교해보면, 수요자간에 널리 인식되고 있는 신청인 출처표시로서의vw가 분쟁도메인이름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분쟁도메인이름은 신청인 보유상표와 혼동을 초래할 정도로 유사하다고 판단된다.

우선 분쟁도메인이름 <vwbank.com> 과 신청인보유상표를 비교해보면, 분쟁도메인이름은 신청인 보유의 문자상표 vw에 bank와 “.com”을 결합시킨 것이다. Bank는 은행을 의미하는 보통명사로서 저명상표 vw에 결합시킨다고 해서 신청인보유상표와 전혀 상이한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오히려 vwbank는 신청인이 경영하거나 신청인의 지배를 받고 있는 서비스의 출처표시라고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통일도메인이름 분쟁해결규정하에서도 신청인보유상표에 보통명사를 결합하는 것만으로는 혼동가능성을 피할 수 없다고 하는 선례가 다수 있다.[5] 또한, 피신청인이 ‘vw’를 ‘virtual world’의 약자로 생각했는지 여부는 동일·유사성의 판단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6] 피신청인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보다는 수요자들에게 동일하다고 인식되거나 혼동을 초래할 정도로 유사하다고 인식되는지 여부만이 판단의 기준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분쟁도메인이름 <vwag.com>은 신청인의 상표표시인 “Aktiengesellschaft”의 약칭 “ag”를 결합시킨 것이다. 피신청인이 ‘vw’는 ‘virtual world’의 약자라고 설명하면서도 ‘ag’는 무엇의 약자를 의미하는 단어로 추가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고 있지 않고, 피신청인이 무슨 의미로 추가했는지에 관계없이 수요자간에 신청인보유상표와 혼동을 초래할 정도로 유사하다는 점에는 판단의 어려움이 없다. 더욱이 도메인이름의 경우에 최상위도메인을 표시하는 ‘.com’은 제외하고 비교하는 것이 수요자들의 인식에 부합되므로,[7] 본건의 분쟁도메인이름 <vwag.com>은 신청인 보유상표와 혼동을 초래할 정도로 유사하다고 판단된다.

피신청인이 ‘vw’을 어떠한 의미로 사용하고자 했는가의 문제는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을 사용해서 어떠한 사업을 수행했거나 수행할 준비를 했는가의 문제와 밀접히 관련된 것으로, 피신청인의 권리와 이익의 문제에 관한 다음 항목의 판단에서 다시 검토하도록 한다.

도메인이름에 관한 피신청인의 권리 또는 정당한 이익

우선, 분쟁도메인이름 <vwbank.com>에 대한 피신청인의 권리 또는 이익에 대해서 살펴보면, 피신청인은 분쟁도메인이름 <vwbank.com>에 대해서 어떠한 권리나 정당한 이익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피신청인은 ‘vwbank’이라는 표지에 대한 사용허락을 받은 바도 없고 <vwbank.com>이라는 도메인이름으로 수요자간에 알려진 바도 없다. 피신청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vw bank’는 신청인의 보유상표와 동일한 것이 아니고 오직 신청인의 자회사의 상표와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의 자동차판매와 할부금융서비스의 밀접한 관계를 고려해보면, 신청인의 허락없이 vwbank라는 표지를 사용하는 경우에 수요자들로 하여금 <vwbank.com>이라는 웹사이트 또는 그 영업주체가 신청인과 동일인이거나 그 후원을 받는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신청인 보유상표의 식별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출처혼동의 방지 뿐만 아니라 저명 상표의 식별력의 약화도 금지하고 있는 경향이 있고, 대한민국의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2조도 저명상표의 식별력을 약화시키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열거해서 규정하고 있다. 더욱이, 피신청인은 <vwbank.com>을 사용한 어떠한 영업도 수행하고 있는 바가 없고, 그 영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도 제출하지 못했다. 따라서,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 <vwbank.com>에 대해서 어떠한 권리나 정당한 이익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른 한편 ‘bank’는 보통명사로서 신청인만이 배타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단어는 아니다. 또한 ‘vwbank’는 신청인의 상표나 상호에 유사하기보다는 신청인의 자회사 Volkswagen Bank BmbH와 상호와 더 유사한 단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 <vwbank.com>에 대한 배타적 이익과 유일한 권리의 보유자라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요컨대, ‘bank’가 보통명사라는 점과 신청인 및 그 자회사는 각각 독립한 법인격을 가진 별도의 법인이므로 분쟁도메인이름 <vwbank.com>에 대해서 피신청인과 신청인 모두 배타적인 이익이나 권리를 주장하기 곤란하다는 점은 후술하는 바와 같이 구제수단의 종류를 판단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음으로, 분쟁도메인이름 <vwag.com>에 대한 피신청인의 권리 또는 이익에 대해서 살펴보면, 피신청인은 분쟁도메인이름 <vwag.com>에 대해서 어떠한 권리나 정당한 이익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피신청인은 ‘vwag’이라는 표지에 대한 사용허락을 받은 바도 없고 <vwag.com>이라는 도메인이름으로 수요자간에 알려진 바도 없다. 또한, 피신청인은 <vwag.com>을 사용한 어떠한 영업도 수행하고 있는 바가 없고, 그 영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도 제출하지 못했다. 따라서,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 <vwag.com>에 대해서 어떠한 권리나 정당한 이익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피신청인의 악의적 등록, 사용

신청인보유상표 ‘VW’가 저명하기 때문에 피신청인은 등록시 그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추정되고 따라서 피신청인은 신청인보유상표의 명성에 편승하기 위해서 분쟁도메인이름을 등록했다고 하는 악의가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분쟁도메인이름의 등록이 그 실질적인 사용목적을 위해서가 아니고, 등록이후 상당기간동안 그 사용이나 사용을 위한 준비도 한 바 없이 판매의 기회만을 기다리면서 저명한 상표와 동일×유사한 도메인이름을 등록해서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8] 피신청인은 부정한 목적으로 분쟁도메인이름을 등록×사용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또한, 상표권자의 상표가 저명하고 분쟁도메인이름의 보유자가 도메인이름을 선의로 사용한 점을 입증하지 못한 경우에는 도메인이름의 소극적 보유만으로도 동 규정하에서 부정한 목적의 사용이 있다고 보는 선례에 비추어볼 때,[9] 본건의 피신청인은 부정한 목적으로 분쟁도메인이름을 등록×사용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피신청인이 사용의 의사도 없이 다수의 도메인이름을 등록해서 판매하려고 했다는 것은 피신청인이 보유했던 도메인이름 <skeleton.com>의 판매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tvwiz.com>를 판매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피신청인은 그러한 신청인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으나, 여러가지 정황에 비추어, 피신청인이 타인의 상표와 유사한 도메인이름을 등록해서 판매해온 경향이 있다고 판단된다. 피신청인에 의한 과거의 판매경험과 다수의 도메인이름의 보유사실과 분쟁도메인이름에 대해서 피신청인이 아무런 권리나 이익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피신청인의 분쟁도메인이름의 등록 및 소극적 사용은 부정한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된다.[10]

이전 또는 취소

분쟁도메인이름 <vwag.com>은 신청인의 상호 및 서비스표와 혼동을 초래할 정도로 유사하고,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에 대한 권리나 이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정한 목적으로 등록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관해서 신청인이 모두 입증했기 때문에, 규정 제4조 및 절차규칙 제15조에 따라서, 분쟁도메인이름 <vwag.com>은 신청인에게 이전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분쟁도메인이름 <vwbank.com>과 같이 신청인이 규정 제4조에 규정된 사항을 모두 입증했지만 신청인도 분쟁도메인이름 <vwbank.com>에 대해서 배타적인 지위와 분쟁도메인이름의 이전을 주장할 수 있는 지위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시되는 경우에는 그 이전이 아니라 취소를 차선책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분쟁도메인이름의 이전과 취소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전은 신청인에게 직접적이고 계속적인 만족을 가져다 주는데 반해서, 취소의 경우에는 피신청인 명의의 분쟁도메인이름 등록을 취소함으로 간접적이고 소극적으로 신청인이 만족을 얻을 뿐이고 등록기관이 정한 내부규칙에 별도의 정함이 없는 한 취소직후 피신청인이 다시 동일한 도메인이름을 재등록하게 되면 신청인의 만족은 사라지게 된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만족에 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메인이름등록취소의 이러한 제한적 효과로 인해서 취소신청이나 등록취소가 인용된 사례는 아주 드문 실정이다.[11]

분쟁도메인이름 <vwbank.com>의 취소를 검토하게 된 주된 이유는 분쟁도메인이름 <vwbank.com>의 이전이 신청인의 자회사 ‘Volkswagen Bank’의 권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패널위원은 신청인의 신청내용에 관한 ‘Volkswagen Bank’의 동의나 도메인이름에 관한 권리의 이전을 확인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신청인에게 질의하는 내용의 절차상명령 제1호 (Administrative Panel Procedural Order No. 1)를 발하였고, 그에 따라서 신청인은 그 자회사 ‘Volkswagen Bank’로부터 분쟁도메인이름 <vwbank.com>의 신청인에의 이전에 동의한다는 확인서를 받아서 2003년 12월 8일에 제출하였다. 이와 같이, 분쟁도메인이름 <vwbank.com>에 관해서 가장 밀접한 이익과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보여지는 신청인 자회사 ‘Volkswagen Bank’가 분쟁도메인이름 <vwbank.com>의 신청인에의 이전에 동의했기 때문에, 분쟁도메인이름 <vwag.com> 뿐만 아니라 <vwbank.com>도 신청인에게 이전하는 것이 본건의 종국적인 분쟁해결이라고 판단된다.

피신청인에 의한 제소주장이 본건 행정절차에 미치는 영향

피신청인은 2003년 12월 3일에 신청인을 상대로 해서 분쟁도메인이름에 관한 소송을 한국에서 제기했다고 주장했고, 분쟁도메인이름에 관한 소송이 제기되었다면 본건 행정절차의 중지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패널위원은 피신청인으로 하여금 소송을 제기했다고 하는 사실을 증명할 문서를 그 제기일자와 함께 제출해줄 것을 요청하는 절차상명령 제2호 (Administrative Panel Procedural Order No. 2)를 발하였고, 그에 따라서 피신청인은 2004년 1월 10일에 소송제기에 관한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답변을 제출하였다.

절차상명령 제2호에 대한 피신청인의 답변에 첨부된 자료를 보면, 피신청인이 작성한 것으로 주장되는 신고서가 있는데, 동 신고서는 “도메인 절도 미수혐의 신고 및 도메인 이전 금지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2003년 12월 3일 인천지방검찰청 컴퓨터 수사반에 제출한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러나, 동 신고서는 피신청인이 작성한 것으로 주장되는 문서로 추정될 뿐이고, 그러한 신고서가 인천지방검찰청에 제출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문서라고 보기는 어렵다. 절차상명령 제2호에서 요청한 문서는 단순히 피신청인이 작성했다고 주장하는 문서가 아니라 법원이나 검찰청이 솟장이나 고소장을 접수했음을 표기한 접수증이나 담당공무원이 접수사실을 확인해준 문서와 같이 피신청인이 소송을 제기했다고 하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문서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절차상명령 제2호에 대한 피신청인의 답변에 첨부된 신고서가 진정으로 검찰청에 제출된 것이라고 믿는다고 가정하더라도, 신고서가 “도메인 절도 미수혐의 신고 및 도메인 이전 금지 요청”에 관한 신고로 되어 있으나, 대한민국 대법원은 무형재산을 형법상 재물로 보지 않고 있어서,[12] 도메인에 관한 절도가 범죄로 성립하기도 어렵고, 검찰청은 범죄에 대한 공소를 제기하고 소송을 수행할 뿐이지 도메인이름을 이전하도록 명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가지고 있는 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검찰에 대한 “도메인 절도 미수혐의 신고 및 도메인 이전 금지 요청”은 본건 행정절차를 중지할 것인지 여부를 검토할만한 가치를 가진 제소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피신청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도메인 절도 미수혐의 신고 및 도메인 이전 금지 요청”이 검찰에 의해서 받아들여지고 검찰의 공소에 대해서 법원이 유죄판결을 내릴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러한 형사소송 및 판결은 본건 행정절차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되고, 오히려 본건 행정절차에 의해서 분쟁도메인이름이 신청인에게 신속히 이전되어야 비로소 피신청인이 신고서에서 주장하는 절도사실에 관한 고소내용이 완성되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본건 행정절차를 중지하는 것 보다는 신속히 진행해서 결정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피신청인이 제기했다고 주장하는 소송의 진행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요컨대, 피신청인이 제기했다고 주장하는 소송은 객관적으로 제기되었는지 여부가 충분히 입증되지도 못했고, 피신청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내용의 고소장이 검찰청에 제출되었다 하더라도 그 고소내용이 현재의 대법원판결에 의하면 범죄를 구성하지 못하는 사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피신청인의 고소내용이 범죄사실을 구성하고 유죄로 될 수 있는 사실을 주장하고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본건 행정절차의 진행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판단되어서, 패널 위원은 본건의 행정절차를 계속 진행하고 본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7. 결정

앞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본 행정패널은 규정 제4조 및 절차규칙 제15조에 따라서, 분쟁도메인이름 <vwag.com> 및 <vwbank.com>은 신청인의 상호 및 서비스표와 혼동을 초래할 정도로 유사하고, 피신청인이 분쟁도메인이름에 대한 권리나 이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정한 목적으로 등록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관해서 신청인이 모두 입증했다고 판단하고, 본 행정패널은 분쟁도메인이름 <vwag.com> 및 <vwbank.com>을 신청인 Volkswagen AG 에 이전할 것을 명한다.

 


 

정상조
패널위원

일자: 2004년 1월 14일


[1] Europay International S.A. v. Eurocard.com, Inc., EuroCard.org and Chad Folkening, WIPO 사건번호 D2000-0173.

[2] World Wrestling Federation Entertainment Inc (WWFE) v. M. de Rooij, WIPO 사건번호 D2000-0290.

[3] Cellular One Group v. Paul Brien, WIPO 사건번호 D2000-0028.

[4] Serena Williams and Venus Williams v. Eileen White Byrne and Allgolfconsultancy, WIPO 사건번호 D2000-1673; Newman/Haas Racing v. Virtual Agents, Inc., WIPO 사건번호 D2000-1688.

[5] Wal-Mart Stores, Inc. v. Excel Stock Exchange, WIPO 사건번호 D2002-0966; Dr. Ing. h. c. F. Porsche AG v. Takeda, Jim, WIPO 사건번호 D2002-0994.

[6] LG Chemical Ltd. v. ChangHwan, OH, WIPO 사건번호 D2000–0889.

[7] VAT Holding AG v. Vat.com, WIPO 사건번호 D2000-0607.

[8] 피신청인은 분쟁도메인이름 이외에 <vwhonda.com>, <travelnippon.com>, <ejiry.com>의 도메인이름을 등록×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저명한 기업들의 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이다. 유사취지의 선례로는 Nicole Kidman v. John Zuccarini d/b/a Cupcake Party, WIPO 사건번호 D2000-1415 참고

[9] Telstra Corporation Limited v. Nuclear Marshmallows, WIPO 사건번호 D2000-0003; J.P. Morgan & Corporated and Morgan Guaranty Trust Company of New York, Inc. v. Resource Marketing, WIPO 사건번호 D2000-0035.

[10] Nabisco Brands Company v. The Patron Group, Inc. WIPO 사건번호 D2000-0032; Toyota Jidosha Kabushiki Kaisha d/b/a Toyota Motor Corporation v. S&S Enterprises Ltd., WIPO 사건번호 D2000‑0802; ISL Marketing AG, and The Fede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 v. J.Y. Chung, Worldcup2002.com, W Co., and Worldcup 2002, WIPO 사건번호 D2000-0034.

[11] ISL Marketing AG, and The Fede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 v. J.Y. Chung, Worldcup2002.com, W Co., and Worldcup 2002, WIPO 사건번호 D2000-0034.

[12] 대법원 2002.7.12. 선고 2002도745 판결